2019. 6. 15. 18:10ㆍ여행/남미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도라고 불리는 라파즈, 사실 라파즈는 행정 수도이긴 하지만 공식 수도는 라파즈가 아닌 '수크레'이다.
라파즈에서는 사실 할 것이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특히 다음 코스가 우유니(반시계 방향 경우), 혹은 쿠스코(시계 방향) 등 남미에 가는 이유로도 꼽히는 두 곳이기 때문에, 라파즈에 비중을 크게 두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
나 또한 라파즈에 들르는 것 자체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그저 우유니 가기 전 삼각대를 사고, 준비물을 준비하는 단계(?) 정도로만 생각했었다.
라파즈에는 한인 마트가 있다. (사장님이 블로그나 어디에 소개되고 이런 것을 싫어하시는 것인지 모르겠는데, 내부에 사진 찍지 말라는 문구가 있었다.
그래서 우유니에 가기 전, 라면을 구매할 수 있었고, 몇 없는 마트에서 조명이나 혹은 옷가지, 방한 용품들을 돌아다니면서 구매할 수 있었다.
그리고 결국 라파즈에서 삼각대를 구매해서 우유니에서 별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물론 이런 것들을 제외하고도 라파즈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이 있기는 하다.
라파즈에서 할 수 있는 것들
1. 달의 계곡
2. 야경 감상(낄리낄리 전망대 혹은 텔레페리코 전망대(El Alto / Quana phata)
3. 데스로드
4. 쇼핑(마녀시장 및 노점) 혹시나 시간이 남는다면 Mega center 라고 대형 쇼핑몰이 있다.5. 와이나포토시 등반(해발 6천미터가 넘는 곳이다.)
이 외에도 무리요 광장이나 산프란시스코 광장, 그리고 하옌 거리등 가 볼만한 곳들이 여러 군데 있다.
하지만 이런 곳들을 다 돌아본다해도 그렇게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는 않는다. 그래서 굳이 나처럼 많은 기간을 할애해서 라파즈에 머물 필요까지는 없는 편이다.
코파카바나에서 티키나를 거쳐 라파즈로 이동했다.
코파카바나에서 점심 때 출발해서 라파즈에 도착하니 저녁시간이 되었다.


숙소는 Mi teleferico - Blanco 라인 근처였다. 그래서 택시를 잡아타고 숙소로 이동하는데, 뭔가 코파카바나에서 느끼던 느낌이랑은 확실히 다르다는 것이 확 느껴지기 시작했다.
이후 숙소 바로 앞에서 내렸는데, 이번에 예약한 숙소는 아파트먼트형 숙소였다.
그래서 숙소에 도착해서 주인에게 연락을 해야하는데, 와이파이가 되지 않고, 숙소의 주인도 나와있지 않아서 연락이 되지 않았다.
코파카바나에서는 볼리비아 유심을 사기 힘들었고, 라파즈에서 도착해서 바로 숙소로 이동했기 때문에, 연락을 할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근처의 식당이나 다른 가게들에 들어가서 와이파이라도 연결해서 연락을 하려 했지만, 번화가가 아니라서 그런지 와이파이가 안되는 곳이 많았다.
(라파즈에는 와이파이가 안되는 곳이 생각보다 많은 편이다.)

결국 다시 아파트 입구로 와서 기다리고 있는데, 마침 들아가는 사람이 있어서거 같이 들어왓는데 하필 또 건물마다 비밀번호를 알아야 하는 구조였다.
그렇게 또 밑에서 한참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또 같은 동에서 나오는 분이 있어서 들어갈 수 있었다.
그래서 예약한 숙소, 방문 앞까지 갈 수 있었다.
그리고나서 눌러봐도 아무도 없는 것으로 보였고...
그래서 어떻게 해야하는 지 고민하고 있었다.
(이 때 시간이 저녁 8시가 넘어가는 시간이었기 때문에, 다른 곳을 가기에도 너무 늦은 시간이었다.)
이 때 처음으로 유심을 안 사온 것을 후회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앞에서 생각을 좀 하다가, 그 옆의 집에 한 번 물어보기로 하고 옆 집을 눌러봤었다.
다행히 그 옆 집에 사는 것이 호스트 였고, 호스트가 나와서 다시 안내를 해주기 시작했다.


부킹 닷컴을 통해 사진을 보고 예약을 했지만, 생각보다도 더 좋아서 만족 스러웠다. 숙소 내에 전기포트와 커피머신, 전자렌지, 냉장고 등 모든 것들이 다 있었고, 심지어 넷플릭스도 볼 수 있는 IPTV까지 연결되어 있었다.
사실 코파카바나의 숙소는 전경이 좋기는 했지만, 매우 춥고 따뜻한 물이 잘 나오지 않아서 고생했었기 떄문에 더 좋게 느껴지는 것도 있었다.
그리고 힘들게 들어온 숙소에서, 근처에 마트가 있었기에 마트를 다녀오면서 간단히 먹을 저녁거리를 사왔다.
라파즈에서는 길거리 음식이 매우 싸고 맛있는데, 살치파파나 햄버거 등 가격이 싸고 맛있는 것들을 많이 판다.
(하지만 위나 장이 예민한 사람들은 조심하는 것이 좋다. 실제로 거리음식을 먹고 탈 나는 경우도 많은 편)
그렇게 먹을 거리를 사와서, 맥주와 함께 마시며 오랜만에 따뜻한 방에서 잠을 잘 수 있었다. 고산 지대에서 이렇게 따뜻한 방에서 잘 수 있다는 게 엄청 크다고 생각한다.
코파카바나에서 라파즈로이동 후, 원래 이틀만 묵을려고 했었는데, 숙소가 너무 좋아서 1박을 연장해 있었다.
특히나 추운 코파카바나의 날씨와 안 좋았던 숙소 때문에, 힘들었었는데, 아파트 한 채를 혼자 쓸 수 있었고, 난로도 너무 따뜻했고 언제나 온수가 나오는 숙소에 너무 감동을 받았었다.
사실 가격은 코파카바나의 호스텔에서와 그리 차이나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 좋았었다.
특히 욕실에 있는 욕조를 보며 감격했던 기억이 있다. 욕조에 물을 받아놓고 목욕을 하려고 했지만, 물이 끊켜서 고생하긴 했지만, 그래도 좋았다.



숙소는 매우 마음에 들고 좋았지만, 사실 라파즈에서는 할 것이 그리 많지 않았고 소매치기가 많기로 악명이 높았다.
거기다가 카메라 삼각대를 사려고 돌아다녀야 했기 때문에, 매우 바쁘게 돌아다녀야만 했다.
그래서 라파즈에서는 보통때와 달리 카메라를 들고다니지 않았고, 가끔 한번 꺼내서 사진을 찍고 다시 가방에 넣어다니는 등 최대한 주의를 하면서 다닌 편이다.
특히 사진을 찍기 위해 잠깐 카메라를 꺼낸 것을 본 시장 아주머니가 위험하다고 말해주며, 지갑이랑 핸드폰도 안주머니에 넣어놓으라고 충고해주는 것을 보곤, 더욱 조심하려고 돌아다닐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주변에 있던 다른 상인들과 사람들마저 걱정을 해주었다.)

그리고 사실 처음 마녀시장을 갔을 때는 실망을 꽤나 많이 한 편이었다. 생각보다 규모도 그렇고 이름과 달리 이상한(?) 느낌이 아니었다. 물론 말린 야마가 매달려 있는 것을 처음 볼 때는 충격이었다!
하지만 텔레페리코 레드라인의 마지막 역인 엘 알토 정류장, 일요일마다 열리는 장은 정말 신기한 곳이었다.
다른 남미의 시장과 비슷하지만, 규모가 엄청 넓기도 하고, 구역별로 정해진 카테고리가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자동차 정비용품이나, 공구들, 의류, 중고 핸드폰, 조명 등 생각치 못한 다양한 물품들이 많았고 돌아다니면서 우리나라의 군복을 파는 것도, 야구 유니폼을 파는 곳도 볼 수 있었다.


돌아다니다 보면 가끔 우리나라 옷을 입고다니는 현지인들을 만나볼 수 있었는데, 그 옷들이 이런식으로 유통되는 거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이렇게 멀리서 만나는 우리나라 물품들이 괜히 반갑기도 했다.
그렇게 여기저기 막 돌아다니다가 배가 고파서, 시장에 있는 노점으로 들어갔다.
(사실 이 때 라파즈에서는 제대로 된 식당에서 식사를 해 본 적이 많지 않다.)

소세지와 면을 삶은 것을 같이 먹는 것인데, 소세지가 매우 짜다. 그래서 같이 먹으면 괜찮긴 했지만, 이 당시에는 이런 입맛에 적응이 되었던 건지 생각보다 맛있었다.
그리고 가격이 매우 싼 편이다. 이후에 갔던 카페 델 문도(Cafe del mundo)의 식사와 비교하면 약 3~4 배정도 차이가 나는 편이다.
그렇게 식사를 마치고 다시 내 목적인 삼각대를 사기 위해 전자기기 거리를 찾아가기 위해 이동을 해야했다.



내가 있던 곳은 엘 알토(El Alto), 빨간 텔레페리코 라인의 역이었다.
내려갈 때도 똑같이 텔레페리코를 타면 되지만, 올라올 때는 텔레페리코를 이용으니, 내려올 때는 다른 방법으로 내려오고 싶었다.
사실 텔레페리코를 만든 이유는 높은 지역에 사는 저소득 층을 위해서 교통수단으로 만들었다지만, 저소득 층에서는 이 텔레페리코 요금마저도 아끼기 위해서 콤비 버스를 타고 다니거나 걸어서 다니는 등, 이용을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리고 콤비 버스를 여러번 탔지만, 탈 때마다 적응이 안돼서 그런지 숙소의 주소, 주변에 무엇이 있는지를 말해주고 요금을 내고 그 사람이 내려주는 식이었는데. 항상 내가 내릴 곳을 제대로 찾아가지 못했다.
한 번은 다시 차를 돌려 내려주었던 적도 있지만, 한 번은 라파즈의 밤거리를 혼자서 겁도 없이 돌아다녔다.
물론 그나마 안전한 지역인 낮은 지대 쪽에서 돌아다니긴 했지만, 확실히 다른 지역과는 다른 느낌이 느껴지기도 했었다.
사람이 많지 않은 곳은 으슥한 곳이 많기 때문에, 늦은 밤이나 새벽에 돌아다니는 것은 위험할 것으로 보였다.


우유니를 가기 전, 별 사진을 찍기위해 삼각대를 사려고 마음먹고 삼각대를 사려고 돌아다녔다. 대형마트에서도 삼각대는 팔지 않았고, 마녀 시장보다 더 뒤쪽에 있는 전자상가 골목에서나 삼각대를 그것도 겨우 몇몇 상점들만 팔고 있었다.
그리고 종류도 다양하지 않았고, 솔직히 너무 싸구려 제품만 파는 곳도 있었다. 아무래도 우유니는 소금사막이고 소금물에 카메라를 떨어트리면 복구가 안될 것 같아, 조금이나마 더 믿을만한 제품을 사려고 이리저리 다니게 되었다.
그리고 처음으로 이 거리를 찾았던 것은, 일요일이라서 문을 닫은 가게들이 많았고, 그래서 제대로 된 제품을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결국 월요일에 다시 방문하게 되었고, 몇 군데의 큰 매장을 돌아가면서 제품을 비교하고 구매할 수 있었다.
그렇게 돌아다니면서 느낀 건 확실히 라파즈도, 볼리비아도 남미에서 가장 가난하다지만 부자들은 많았고, 그 들은 오히려 관광객들보다도 더 부유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특히 라파즈에는 없을 것만 같던 대형 마트 Mega center도 있었고, 생각치 못한 프랜차이즈 버거킹이 있었다. 그리고 메가 센터에는 Carl's Jr 가 있다!
그리고 낮은 지역, 금융가나 잘 사는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확실히 부유해 보이기도 했고, 집도 좋은 집이 꽤나 많은 것으로 보였다.
그렇기 때문에 라파즈의 야경을 보면서 더 많은 생각이 들 수 밖에 없었다.




라파즈의 야경은 정말 아름답다. 특히 분지 지형이기 때문에,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는 야경은 하늘에서 내려온 별이 박혀있는 것처럼 아름답다.
하지만 제일 위쪽에서 빛나는 별은 제일 가난한 집에서 나는 빛이기 때문에, 아름다우면서도 슬픈 광경일 수 밖에 없다.
슬프도록 아름다운 라파즈의 야경,
그중에 포함된 사람들은 고작 천 원 정도의 돈을 아끼기 위해 그 높은 고산지대까지 돌아가는 콤비버스를 타고 다니고, 돈 많은 사람들은 그런 야경에 들어가 있지 않은 모습.
정말 모순적인 도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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